도시 환경의 편리함이 역설적으로 고령층의 신체 활동량을 급격히 줄이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핵심 질환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중교통과 엘리베이터 등 고도화된 도시 인프라는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지만 일상적인 보행 자극을 최소화해 하지 근력을 약화시키고 골밀도 저하를 가속화한다.
최근 대한노인병학회와 지역사회 건강조사 자료에 따르면 도시 거주 고령층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농촌 거주자보다 약 20% 적었으며, 65세 이상 인구 5명 가운데 1명이 근감소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육 감소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도시 생활 방식이 만들어낸 ‘도시형 만성 질환’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근육 소실이 가속화되는 핵심 기제는 ‘단백질 합성 저항성’과 ‘신경-근 접합부 기능 저하’에 있다. 신체 활동이 감소하면 근육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고 에너지 대사 효율이 낮아지면서 체지방이 증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의 질이 떨어지는 ‘근감소성 비만’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조사 결과 근감소증을 겪는 고령층은 보행 속도가 현저히 느려 낙상과 골절 위험이 일반 고령층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신체 기능 저하는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떨어뜨려 결국 요양 시설 입소 시기를 앞당기는 주요 요인이 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사회적 고립과 식단 불균형이 근육 손실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에 주목한다. 혼자 거주하는 도시 고령층일수록 식사를 거르거나 탄수화물 위주의 간편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근육 생성에 필요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노인병학 전문가들은 “근육은 노년기의 저축과 같은 자산”이라며 “영양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활동량까지 줄어들면 근육이 급격히 감소하는 ‘대사적 낭떠러지’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제도적 차원에서 고령층의 신체 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원과 산책로에 고령층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근력 운동 기구를 설치하고, 경로당이나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맞춤형 근력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노인 건강검진 항목에 근력과 보행 속도 측정을 포함해 근감소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노인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고 건강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공중보건 전략으로도 중요하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비교적 명확하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의자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동작, 가벼운 스쿼트와 같은 맨몸 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매 끼니 단백질이 포함된 식사를 통해 근육 합성을 촉진하는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근육 생성에 중요한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근감소증 예방이 단순한 체력 관리 차원을 넘어 고령 사회의 핵심 건강 과제라고 강조한다. 근육량이 유지될수록 이동 능력과 자립 생활 능력이 보존되고 사회적 돌봄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고령층의 근육 건강을 지키는 일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의료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근육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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