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의 변화,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 남성들은 과거의 역할과 새로운 시대의 요구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있다. 과거에는 '가장'이라는 역할이 남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이었다. 가족을 부양하고, 강인함과 성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남성다움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전통적인 가치관이 해체되면서 이러한 역할에 대한 의존성이 약해지고 있다. 남성들은 더 이상 하나의 정해진 틀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 억압된 감정을 해방하고, 공감의 주체가 되다
오랜 시간 동안 남성들은 감정 표현에 서툴렀다. '남자는 강해야 한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사회적 압박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고통을 혼자 감내하는 데 익숙하게 만들었다. 이는 남성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었다. 현대 사회는 남성들에게 더 이상 감정을 숨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
이는 남성들이 가족 내에서 더욱 능동적인 역할을 맡는 것으로 나타난다. 육아와 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칸디대디', '프랜디'라는 신조어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과거의 아버지가 경제적 지원자로서의 역할에만 머물렀다면, 이제는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심리학 전문가 이 모 박사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는 남성은 정서적으로 더욱 건강하며, 이는 곧 가족 구성원과의 깊은 유대감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 경쟁을 넘어, 협력과 연대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전통적인 남성성은 경쟁과 승리를 미덕으로 삼았다. 직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사회에서는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더 이상 혼자만의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협력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중시한다. 남성들은 과거의 경쟁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야 한다.
또한, 직업의 세계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남성들이 과거에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보육, 간호, 미용 등 섬세한 감성과 소감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남성들이 더 이상 특정 역할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적성과 관심사에 따라 유연하게 커리어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남성들은 이제 사회가 정해놓은 낡은 껍데기를 벗고,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탐색하고 재정의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억눌렸던 감정을 해방하고, 타인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은 건강한 개인으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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